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주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치고 28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처음으로 나선 글로벌 경영 행보로, 삼성전자의 중국 내 전장 사업 확대와 투자 협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 글로벌 경영 행보 시작
이 회장은 출장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글로벌 CEO 면담에 참석했습니다.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자리에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페덱스, 화이자, 아람코,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 CEO 3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이 회장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5년 보아오(博鰲) 포럼 이후 10년 만입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외국 기업인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며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외국 투자 기업에게 법에 따라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개혁개방을 진전시키고자 확고하게 전념하고 있다. 개방의 문을 더 넓게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장 사업 협력 모색, 샤오미·BYD 방문
이재용 회장은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지난 22일에는 크리스티아나 아몬 퀄컴 CEO와 함께 베이징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만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납품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24일에는 제조 혁신의 도시로 꼽히는 광둥성 선전으로 이동해 중국의 대표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본사를 방문하는 등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한 협력을 모색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은 2년 만에 중국발전포럼(3월 24∼25일)에 참석하며 중국 내 삼성전자의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습니다.
중국 시장의 중요성, 글로벌 불확실성 대응
삼성에게 중국은 미국만큼이나 중요한 시장입니다. 주력 분야인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은 65조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3년 매출(42조원) 대비 54% 증가한 수치로, 전체 매출(209조원)의 31%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미국 시장 매출(61조원)보다 큰 규모입니다.
제조 측면에서도 중국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서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삼성SDI는 스마트폰·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를,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올레드(OLED)를 톈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귀국 후 묵묵부답, 글로벌 행보 이어갈 듯
이 회장은 귀국 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중국 출장 잘 다녀오셨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지만,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 소감이나 반도체 위기론 등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습니다.
국제 정세 불안과 기술 패권 경쟁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중국에 이어 북미, 유럽, 베트남, 중동 등 세계 각지로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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